“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처럼 즐거운 추석 보내셨나요?
우리 한몸가족들은 명절만 다가오면 ‘이번엔 뭘 하면서 지낼까, 어떻게 하면 풍성하고 즐겁게 명절을 보낼 수 있을까?’하며 고민을 한답니다. 하지만 올 추석엔 이랜드복지재단의 후원으로 물 좋고 공기 좋은 평창에서 어느 때 보다도 풍성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었죠^^
우리는 여행 가기 전에 10일~13일까지의 평창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평창이 어떠한 곳이고, 어떤 명소가 있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천천히 알아보며 여행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기대하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회의에 참여를 하여 계획을 짜고 그 날만을 꼬박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날이 찾아와 10일 오후, 대구를 떠나 평창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발걸음이 어찌나 가볍던지 가는 내내 노랫소리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예상보다 늦은 시간인 9시쯤에 평창 켄싱턴플로라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 후 늦은 저녁을 먹고 쉬면서 첫 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제공해준 숙소가 너무 좋아 아이들이 날듯 기뻐하였습니다. 숙소는 한식방으로 침대가 아닌 온돌바닥으로 되어 있고, 가구도 따뜻한 나무색깔, 문도 여닫이식의 창호지를 바른 문으로 되어 있어 훈훈한 시골집에 온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더~ 달콤한 첫 날 밤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두 번째 날은 주일이라 호텔 내 예배에 참석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가정예배를 드리려고 했었는데 호텔에 예배드릴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기쁜마음으로 호텔 예배에 참석하였습니다. 예배를 드린 후 평창 명소를 둘러보려고 했으나 비가 많이 와서 실내에서 구경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먼저 용평면에 위치한 한국앵무새학교와 이승복기념관을 중심으로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한국앵무새학교는 생각보다 작고, 새 종류와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았지만, 차를 마시면서 앵무새를 볼 수 있고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는 앵무새, 인사하는 앵무새, 춤추는 앵무새… 눈이 즐겁고 귀가 즐거웠습니다.
차를 마시며 가족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도 한 후에 앵무새와 작별인사를 하고 이승복기념관으로 갔습니다. 삼촌과 이모는 이승복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알았지만, 아이들은 이승복이라는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았고, 왜 희생을 당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지요. 그곳의 평창 교육관련 관에서 과거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깔깔 거리기도 하고 흉내도 내 보았고, 이승복기념관에서 숙연한 마음으로 우리나라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승복이 다녔던 학교 내부를 둘러 볼 땐 풍금도 직접 쳐보고, 옛날 교과서 문제도 함께 풀어보고, 옛날 책․걸상에 앉아 학교놀이도 해보았습니다. 학교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는 디딜방아, 헬리콥터, 나룻배, 장갑차 등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직접 타 볼 수 있고, 만져볼 수 있었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단지 눈이나 귀로만 보고 듣는 것 보다 직접 체험을 해야만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즐거워하기 때문이지요.
그 다음은 용평면 남부에 있는 로하스 파크로 향했습니다. 비는 내렸지만 로하스파크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푸른 잔디와 이것저것 세심하게 꾸며져 있는 조경에 우리 한몸가족은 매혹되었습니다. 로하스파크의 잔디 위를 걸으며 한 바퀴 돈 후 아이들이 그렇게 기대하던 과학체험관인 와카푸카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모두 체험을 해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 곳이었지만 마음껏 웃으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과학체험 뿐만 아니라 체험을 마치고 나올 때 진열되어 있던 외국 의상을 입고 쿵푸를 한 이색적인 체험도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두 번째 날은 아이들 마음에 깊이 무언가가 새겨지고 기쁨이 스며든 날이었지요.
세 번째 날이 밝았지만 어제의 여행이 피곤했던지 오늘은 푸~욱 자고 일어나 함께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하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지요. 무얼 먹을까 고민도 하기 전에 우리는 점심 식사 메뉴를 정했답니다. 강원도에서 먹는 막국수 맛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맛이었는지 어제 먹은 막국수를 또 먹기로 했지요. 시원한 육수와 메밀면의 조화에 우리는 또 감탄하며 맛있게 배를 채웠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요. 부른 배로 우리는 월정사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역사가 깊은 월정사의 주위를 둘러보고 그 광경에 다시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대웅전의 웅장한 불상을 보며 우리나라의 멋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넓은 절터를 뒤로하고 탑동삼층석탑을 보기위해 내려왔습니다.
지나오는 길에 계곡에서 발을 담그며 자연이 주는 안식도 느꼈습니다. 시원한 물이 여행의 피로를 싹 풀어주었습니다. 세수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우리는 깊은 산의 신선이 된 것 같았지요.
내려와 탑동삼층석탑 을 보는데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다시 감탄을 했습니다. 이 탑에 배어 있는 시간과 사람들의 노고가 다시 느껴져 엄숙해지기도 했습니다. 탑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탑에 대한 역사와 절에 대한 역사도 공부했습니다. 긴 역사를 지닌 이 곳을 짧은 시간에 다 보아야한다니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시간이 더 있다면 우리 선조의 손길을 더 잘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피로도 풀고 맛있는 저녁도 먹었습니다.
어느새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짐을 챙기는 아이들의 얼굴엔 떠나고 싶지 않은지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지요. 강원도 평창에서의 마지막 날은 양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오늘 날씨가 무척 좋아서 양을 구경하고 마음껏 뛰어 놀기 좋았습니다. 양떼 목장의 푸른 풀밭과 하늘의 뭉게구름 그리고 여기저기서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의 모습은 마치 그림 속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양들을 만져보고 양들에게 물도 줘보고 풀도 뜯어서 먹여보고 멋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보았지요. 한 폭의 그림 같은 이곳, 그 그림이 되어 함께 놀던 양들… 이제 꿈같은 이곳에 추억을 남기고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모두가 아쉬움을 가득 안고 하지만 추억을 가득 안고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대구에 돌아와서도 며칠동안 우리는 평창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우리들에게 평창은 아름다운 곳으로 새겨지게 되었지요. 우리 한몸가족과 함께하는 것은 여행이든, 무엇이든 늘 이렇게 즐겁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