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인교동 한몸집으로 이사 오던 날이 생각납니다.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직접 입주 청소도 하고 함께 모여 이사파티도 하고 그렇게 인교동에서의 한몸가족들의 일상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수줍은 소녀들과 함께 생활 하던 집이었는데 도현, 준현 형제가 오게 되면서 땀냄새 폴폴 풍기는 건강한 소년들의 집으로 바뀌었지요.
함께 하던 젊은 이모와 삼촌은 어느 새 다들 아줌마가 아저씨가 되었고 그 세월동안 한몸집을 거쳐 간 아이는 9명이 되어갑니다. 그 아이들과의 추억과 함께 했던 이모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 이제 인교동을 떠납니다.
이사 가기 전 날 한몸 가족을 자신의 가족처럼 여겨주신 수정 세탁소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주민센터 선생님들께도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한몸을 따뜻하게 품어주신 인교봉사회 이웃님들과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한몸 이모 삼촌의 쉼터가 되었던 적두병 가게와도 멀어지니 참으로 아쉽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감사했고 덕분에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배웠습니다. 한몸의 아이들을 우리의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이제 새로운 터전으로 가서 주신 사랑과 가르쳐주신 삶의 지혜로 아이들과 더 잘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