름의 끝자락에서

떠나보내려는 이와 떠나려는 이가 서로 다른 색깔의 아쉬움을 간직한 듯

화창하면서도 무더운 9월 중순.


한몸집 초등학생들의 가을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운동회 날 아침 한몸집 대표 잠꾸러기 현수를 힘들게 깨울 필요가 없었습니다.  

벌떡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교를 하였습니다.

승유는 백군, 현수는 청군 .

하필 서로 다른 편이라서 응원을 간 이모들은 가랭이가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양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선생님의 눈을 피해 준비해간 초콜릿, 사탕 등을 입에 쏘~옥 넣어주곤 시치미 떼기를 몇 회~

남는건 사진 밖에 없더라는 신념으로 이리 저리 열성 부모들 사이를 오가며 휴대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요즘 운동회는 도시락이나 간식은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평소처럼 학교 급식을 먹어서 예전 같은 정서를 추억하기 어려워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싱그러운 아이들의 함성이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들리는 듯  하여

모처럼 이모들의 마음도 몽글몽글 해 지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