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하면서 부터 아이들이 신기학교 타령을 했습니다.
빨리 신기학교에 가고싶다며 소리치고, 먼저 다녀온 도현이와 준현이가 선배가 되어서
현우에게 이것 저것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렀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다가왔습니다.
1월 9일 드디어 신기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충북 괴산에 들어섰는데
아직도 눈이 많이 녹지 않았습니다. 특히 신기학교에는 흰눈이 소복히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눈 받으로 달려가 뒹굴고 눈 싸움을 했습니다.
‘마루'(큰 개)애들을 아는지 반기며 이리저리 날 뛰었습니다. 권 형제는 현우에게
마루를 소개 했고 마루도 현우가 반가운지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눈에서 뛰어논지 1시간도 채 안되었는데 현우는 벌써 신발이 다 젖었습니다.
부뚜막에 앉아서 곁불을 쬐며 발과 신발을 말렸습니다.
준현이도 들어와서 부뚜막 앞에 앉습니다. 불을 뗄 줄 안다며 꼬챙이를 들고
부뚜막안을 이리저리 휘어젖습니다. 경험이 있는지라 잘도 합니다.
도현이는 눈사람을 만든다며 부엌에서 물을 얻어갑니다. 눈에 물을 부어 얼음을 만들면
눈이 잘 뭉쳐진답니다. 그렇게 도현이는 눈사람 만드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우리는 일찍 와서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몇일 지낸 아이들 처럼 짧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대구로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