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ON_한몸
토요일 오후, 부엌이 오랜만에 북적였다. 그룹홈의 네 아이들이 각자 하나씩 맡은 반찬을 만들며 작은 요리사가 되었다. 첫째는 기숙사입소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둘째는 제법 손이 많이 가는 계란말이에 도전했다. 달걀을 풀고 불을 조절하며 조심스럽게 돌돌 말아내는 모습이 어느새 제법 의젓하다. 중학교 3학년 형은 매콤달콤한 어묵무침을 맡아 양념을 조물조물 버무리며 맛을 살폈다. 중학교 2학년인 넷째는 레시피를 옆에 두고 멸치볶음을 만들었는데, 불 조절과 양념까지 스스로 해내며 금세 고소한 냄새를 퍼뜨렸다. 막내인 초등학교 5학년 아이는 메추리알 장조림을 맡아 간장 양념을 맞추며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아이들의 손에서 하나씩 완성된 반찬들이 식탁 위에 한가득 올랐다. 서툴지만 정성이 담긴 음식들로 차려진 토요일 저녁 식사는 따뜻하고 즐거웠다. 함께 웃고 맛을 나누는 이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삶의 기술을 배우고 있다. 언젠가 스스로의 삶을 꾸려갈 날을 준비하며, 오늘도 작은 자립의 힘을 하나씩 키워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