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의 임신으로 아이들의 관심은 아기와 관련된 것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볼록 튀어 나온 배를 보여주며 임산부 흉내를 저마다 내지요.
이모가 결혼 하고 난 후 준현이가 계속 묻는 질문이 “이모 뱃속에 아기 있어요?” 였습니다.
이제 아기 있다고 하자 재미있는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젠 개구지게 흉내 냅니다.
이모가 밥을 한 그릇 더 먹으며 이건 아기 밥이라며 얘기했더니 준현이 배에도 아기가 있는데 이름은 권순이라고 합니다. 똑같이 한 그릇 더 먹으면서 “권순아 많이 먹어” 합니다. 권순이도 태동이 있는데 발로 찰 때마다 이렇게 된다며 쓰러지는 흉내를 냅니다.
현우의 관심은 구체적입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어릴 적 얘기를 들려 줄 사람이 없었으니 더욱 그러하겠지요. 아기가 태어나면 자기와 몇 살 차이 나는지, 100일과 첫돌이 뭘 의미하는지 애기 놓고 이모는 언제 다시 집에 오는지 묻습니다. 아기가 빨리 보고 싶답니다. 어떻게 자라나는지 궁금하다 합니다.
진희는 애기 낳는 것이 무섭지 않는지 자주 묻습니다. 아직 무섭지 않다고 하자 무서울 것 같다며 겁에 질린 표정입니다. 놀린다고 이모 대신 낳아 달라고 하자 소리를 지릅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모 때문에 애기 낳는 꿈 꿨다며 야단입니다.^^
아이들이 이모의 임신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 주어 고맙습니다. 물론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가겠지만. 뱃속에 꿈틀거리는 아기를 느낄 때 마다 우리아이들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아무 조건 없이 생명 그 자체로 귀하게 대접을 받았던 시절이.. 작은 움직임과 한마디 옹알이에도 찬사와 칭찬과 격려를 듬뿍 받던 시절이 말입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여전히 귀하고 귀합니다. 너희들 알고 있나?